인간이 자신의 삶의 터전과는 다른 곳을 ‘여행’이라는 명목 하에 떠돌아다니기 시작한 후, 2020년 같은 한 해는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올해 10일이 지나며 드는 생각입니다.
반나절이면 전혀 다른 시간과 다른 문화를 가진 곳으로의 이동이 가능했던 탓이겠지만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게 가장 억울하고 분한 일이겠지요.
또한 작금의 상황이 언제, 어떻게 변할 것인지 모르기에 더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입니다.
인간이 가장 큰 공포를 느낄 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라고 하 듯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현실이 그래서 가장 두렵고 무섭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저는 이번 사태를 통해 확실한 한 가지는 직접 목격 했습니다. 향후 우리가 맞이해야 할 순간인지도 모릅니다.
바로 인간의 여행에 대한 ‘욕망’입니다.
그동안 줄기차게, 말 안해도, 강요하지 않아도, 권하지 않아도 우리 주위의 사람들은 여행이라는 행위를 해 왔습니다. 떠날만하니 떠나겠지, 갈 때가 됐으니 가겠지 정도로만 인식해 왔던 것이지요. 하지만 수개월 여행을 금지시키다 보니 이제야 눈에 가시적으로 보이는 인간의 여행에 대한 욕망을 직접 목격하고 있습니다. 유일한 수확중 하나라 생각됩니다.
또 하나의 수확이라면 세상에 비대면으로 불가능한 것들에 대한 구분입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여행’입니다.
여행은 ‘모이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혼자 여행이건 둘만의 여행이건 여행은 모이는 힘을 만들어 줍니다. 인간은 사람사이에 모여 살아야 인간이듯 어쩌면 인간의 삶 자체가 여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정도가 지금의 위기에 발견한 것들입니다.
5월의 마지막날 끄적거림... (10) | 2021.05.31 |
---|---|
힘듦에 관한 몇가지 자잘한 것들. (2020년 띱때끼) (21) | 2020.12.31 |
To. 반려견과 여행을 꿈 꾸시는 모든 분들에게, (10) | 2020.12.14 |
댓글 영역